서울 은평 뉴타운에서 시범 한옥 준공식이 열린다고하여 방문하였습니다. 한옥이 다시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오며 시대의 삶을 담는 한옥의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3년전 목수도 사면(社名)을 “패시브 한옥”으로 바꾸며 많은 노력을 하던차에 눈동냥을 하고자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과 방송을 통하여 표면적으로 보여주는 은마 뉴타운 시범한옥을 한옥 목수의 입장에서 그 감회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1, 천연 목재와 집성목

우선 보, 기둥 등 주요 구조재는 집성목을 이용하였습니다. 집성목은 나무를 조각 조각 재단하여 본드로 붙인 판재 또는 구조재로 초창기의 제품보다 아주 견고하고 무엇보다 천연 원목에서 얻을 수 없는 대경재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친환경성이라고 하여도 본드를 사용하고 외부의 기후에 얼마나 견고할지는 의문입니다. 또한 건강한 주택이라는 이유로 각광받는 한옥이 혹시 실내 공기오염을 일으켜 생활하는 가족의 건강을 헤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2. 2층 한옥

역사의 문헌을 살표보면 3층 정도의 한옥은 우리나라에서도 꽤 있었다고 합니다.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중국에서는 여러 곳에 실제로 주거가 이루어지는 다층구조의 전통가옥이 현존하고 있습니다. 요즘과 같이 용적률이 법으로 적용된 시대에 대지의 활용도 측면에서 좋은 발상이고 한옥의 다양성을 통하여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간과되어서는 안되는 것이 있습니다. 동양건축에 속하는 한옥은 서양건축과 달리 햇볕, 비 등 외부 요소에서 가려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목조건축임에도 몇백년의 수명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 은마 뉴타운 시범 한옥도 2층구조인데 이러한 부분이 간과된 것 같습니다. 현관쪽에라도 눈썹 처마라도 달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3. 단열

서울 은평 뉴타운의 시범 한옥은 인슐레이션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내부는 석고보드 외부는 방수 석고보드에 회미장(회 퍼트)을 하였습니다. 또한 목재의 수축에 대비하여 탄성 접착제(씨카의 고급 실란트)를 사용하여 미장과 목재의 틈새를 메우는 공법을 적용하였습니다. 기둥이 210mm정도라면 벽체는 100mm 안팎입니다. 그러므로 인슐레이션 고유의 단열 성능은 기대하기 어렵고 실내공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이라 이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이런 이유로 요즘 친환경 왕겨 단열 제품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 역시도 친환경성을 강조하지만 사실 단열제의 종류보다도 한옥에서는 시공되는 방법이 더 중요합니다. 이 부분은 다음번에 꼭 자세하게 다루어 보겠습니다.  

창호는 역시 한식 시스템창호를 사용하였습니다. 그래서 단열 성능과 더불어 한옥의 표정을 만족시키는데 일조한 것 같습니다. 또한 2층의 바닥은 alc블록을 사용하였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입니다. 집 전체의 무게를 줄여 구조재에 부담을 줄여주면서 1층과 2층의 소음문제도 해결된 것 같습니다. 패시브 한옥도 이 공법을 적용할까 합니다.

서울시는 현대인의 삶에 적합하고 토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미래형 도시생활 한옥 모델이자 친환경 웰빙 건축물로 은평 뉴타운에 한옥마을을 조성한다는 방침입니다. 한옥은 일제 강점기를 통하여 그 공법이 근절되는 불운도 있었지만 결국 우리네 땅에 지어지고 우리가 살아가야할 집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 산학기관들이 연구하고 도전하는 것이 정말 다행스럽습니다.

집은 싸게도 지을 수 있고 비싸게도 지을 수 있습니다. 더욱이 한옥은 짓는 방법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우리의 생활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한옥, 시대가 요구하는 에너지 절약형 한옥에 패시브 한옥도 늘 연구하고 도전하는 자세로 동참하겠습니다. 패시브 한옥이 작업장을 이전한지도 2년이 되어갑니다. 내년에는 저희 작업장에 오시는 손님분들게 많은 것을 보여드리고자 올 겨울 많은 준비를 할 예정입니다. 끝으로 이 글은 서울 은평 뉴타운에 지어진 시범 한옥을 폄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한옥을 사랑하고 머물지 않고 변화와 도전을 꿈꾸며 현장에서 일하는 한옥 전문 목수로서 조그마한 소회를 적었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