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전화가 왔습니다.

“좀 허접한 한옥정자인데 이런 것도 수리해주나요” 패시브 한옥은 고건축과 한옥을 전문으로 합니다. 그래서 양옥 건축은 하지 않지만 잘지은 집, 못지은 집, 비싼 집, 저렴한 집에  편견을 두지 않고 시공과 보수를 하고 있습니다. 

이전 많은 돈을 들여 수리하였음에도 다시 정자가 기울고 기둥이 쳐지는 현상이 반복되어  의뢰가 들어온 것입니다. 우선 정자의 끼워 맞춤과 균형과 비례가 맞지 않은 설계라 하자의 가능서이 많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고건축에서 사용되는 낙양(洛陽)이라는 공법을 적용하였습니다. 종각이나 사찰 건축을 보면 기둥과 창방 접하는 곳에 조각을 하여 연귀(45도)로 맞춤한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조각을 하여 화려하고 미려하게 보이려는가 싶지만 실은 고건축에서 의미없는 부재는 하나도 없습니다. 각기 나름의 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낙양은 고건축에서 건축물의 횡하중(橫荷重)에 대비하는 구조제입니다. 이젠 웬만한 태풍에도 문제 없을 거라 자신합니다.

낙양의 한쪽을 작업

낙양은 두부재가 틈새없이 맞물려야 기능을 발휘합니다.

낙양이 완성되어 구조적으로 안정을 되찾고 부재가 추가되어 횡하던 정자의 모습도 알차게 보입니다.

기운 정자를 차에 슬링을 걸고 체인블럭으로 당기는 광경

이곳 저곳을 다디다 보면 기운정자를 많이 보게됩니다. 전통 정자말고 주로 조경물로 지은 정자인데 굳이 목수를 부르지 않아도 이 정도의 공사는 기본연장만 있으면 낙양을 넣어 직접 수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김포 건축주 분께는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계약이 5월이었는데 목수가 광혜원 보수공사에서 좀 무리가 따라 약 20일 정도 누워 있었습니다. 체력이라면 자신있었는데 병원에서는 일사병 초기라고 합니다. 최근까지 집안 식구들이 병수발하느라 저녁에 와서 아침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고생도 있었고 서울 대현동 공사도 중도에 포기하는 일까지 발생하였습니다. 다시한번 사과드리며 중년의 여유가 묻어나는 사모님의 여유와 친환경 점심도 감면 깊었습니다. 요즘 알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은 타인의 사생활은 물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동하시던 어느 재일 교포 손님으로 적지않은 마음 고생을 하였던 터라 사람냄새 물씬나는 손님을 만나 마음이 휠링되는 기분이었습니다. 많은 오더보다도 좋은 분 만나 건축하는 것이 목수의 소박한 꿈이라면 이마저도 욕심이 되어가는 세상이 되는가 싶어 적어봅니다. 이젠 건강도 회복되어 다음 공사를 진행할까 합니다. 다음공사는 저희 작업장 근처입니다. 패시브 하우스 개념의 양옥에 전통 대청마루 등을 놓는 공사입니다. 곧 카페와 이곳에 동시에 소개하여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